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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하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그 유명한 고급 오일인 ‘모로코 아르간 오일’이 생각나시나요? 혹시 ‘모나코’와 헷갈리는 분은 없으신지요?

 

‘몸은 아프리카에, 머리는 아랍에, 눈은 유럽에!’

 

이는 모로코를 압축적으로 설명한 문구에요. 아프리카의 북서부 끝에 있는 모로코는 그만큼 아프리카, 이슬람, 유럽 문명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문화를 가진 독특한 나라랍니다.

그중에서도 마라케시는 사하라 사막이 광활하게 펼쳐지기 직전 오아시스처럼 자리 잡은 도시에요. 흙 색깔도,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도,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도 모두 붉은색을 띠어 ‘붉은 도시’라고도 불리는 곳이지요.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메디나와 뛰어난 아랍풍 건축물이 있는 매혹적인 도시, 마라케시! 그 묘한 아라비안나이트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들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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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케시 여행 꿀팁

 

-모로코 여행을 한다면 볼거리 및 먹을거리가 제한되는 라마단 기간은 피하는 게 좋아요. (라마단은 이슬람교에서 행하는 약 한 달 동안의 금식 기간이랍니다.)

-마라케시의 여름은 정말 더워요. 여름 평균 기온은 40도에 육박한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여름에 여행하긴 했지만, 가장 더운 계절을 피해 여행하는 것을 추천 드려요.

-마라케시에서는 뭐든지 ‘팁’으로 연결되곤 해요. 길을 물어보고도, 사진을 찍고도 팁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세요.

-모로코는 이슬람 문화권이기 때문에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공부해 가시는 걸 추천 드려요.

-아랍어도 간단한 건 공부해 가시면 좋아요. 참고로 ‘안녕하세요’는 ‘살람 알라이꿈’, ‘고맙습니다’는 ‘슈크란’이랍니다.

-모로코에서는 민트티를 절대 빼놓을 수 없어요. 싱싱한 민트 잎에 각설탕을 넣은 민트티는 값도 저렴하고, 길거리, 식당 어디서나 볼 수 있답니다. 중독성이 강해서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하루에 한두 잔씩은 꼭 마시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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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자 리얼 후기, 마라케시에서 꼭 해 볼 것 TOP 5

 

1. 사하라 사막 투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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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투어는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줄곧 등장하는 항목일 거에요.

사하라 사막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마라케시에서 출발하는 투어를 이용했답니다. 장엄한 아틀라스 산맥, <글래디에이터>를 포함한 각종 영화 촬영지로 유명해진 요새 마을 유적인 아이트벤하두 등 다른 관광지들도 갈 수 있는 투어였지요.

낙타의 발걸음 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일 수 있는 낙타 트래킹, 사막 캠핑장에서 베두인들의 전통 음악을 들으면서 먹는 모로코 전통 요리, 캠핑장 야외 돗자리 위에서 다국적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 쏟아지는 별을 보면서 잠드는 밤, 이른 새벽 사구 정상에서 바라보는 장엄한 일출…

사하라 사막에서는 이 모든 게 가능했답니다. 사하라 사막은 역시 살면서 꼭 한 번은 가 볼 만한 낭만적인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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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1> 제마 엘프나 광장 근처에는 사하라 사막 투어 회사들이 많은데, 사기꾼들도 많으니 유의하세요. 1박 2일, 2박 3일 등 다양한 투어들이 있는데, 일정을 잘 보고 선택하세요. 사하라 사막 투어는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이 많은 만큼 상업성이 매우 강한 투어라, 별로 흥미롭지 않은 다른 관광지를 많이 끼워 맞춰서 파는 상품들도 많다고 해요.

<꿀팁2> 사막으로 들어갈 때는 밤에 필요한 간단한 짐을 들고 가는데, 낙타를 타기 때문에 백팩으로 준비하는 것이 이동하기 편리해요.

<꿀팁3> 투어 내내 군것질거리를 살 만한 곳이 별로 없으니, 간단한 간식과 물을 미리 챙겨가세요.

 

2. 제마 엘프나 광장의 열기 온몸으로 느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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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 엘프나 광장은 마라케시 구시가지의 중심지에 있는 커다란 광장이에요. ‘사자의 광장’이란 뜻의 이 이름은 예전에 죄인을 처형하고 목을 걸어 놓은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해요.

이곳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까지 모두가 어우러져 종일 북적대는 곳이에요.

광장 주위는 식당, 가판대와 각종 건물이 둘러싸고 있어요. 낮에는 원숭이를 부리는 사람, 코브라를 부리는 사람, 줄타기하는 곡예사, 민속 무용수 등 온갖 재주꾼들이 모여 이국적인 길거리 공연을 펼쳐요. 그 재주꾼들 사이로 마차를 끄는 말, 수레, 사람 등이 쉴 새 없이 지나다닌답니다.

제마 엘프나 광장은 밤이 될수록 더욱 열기를 띄어요. 어둠이 찾아오면 포장마차와 노천식당들이 하나둘씩 불을 켜기 시작해요. 더위를 피해 집 안에 숨어 있던 현지인들이 모두 나와 삼삼오오 저녁을 먹는답니다. 현지인들의 음식을 맛보기에 이곳만큼 좋은 곳은 없을 거예요.

장을 보거나, 옷을 사는 사람들, 헤나 문신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계속되는 흥겨운 길거리 공연과 함께 역동적인 광장의 열기는 새벽까지 식을 줄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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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1> 제마 엘프나 광장에서는 꼭 노점에서 파는 오렌지 주스를 드세요! 물 한 방울, 설탕 한 스푼 넣지 않은 이 100% 천연 오렌지 주스는 정말이지 제가 살면서 먹어본 주스 중 가장 신선하고 달콤했답니다.

어떤 노점에서는 아예 1.5L 페트병에 담아 달라고 말하면 그 자리에서 15개도 넘는 생오렌지의 즙을 짜서 페트병에 가득 담아주는데, 이게 고작 2천 원 정도에요.

<꿀팁2> 제마 엘프나 광장에는 팁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코브라를 찍다가도, 심지어 제 오렌지 주스 컵을 뺏어간 원숭이를 찍다가도 팁을 내야 했답니다. 몰래 찍고 도망가려 해도 쫓아와서 팁을 요구해요. 찍고 싶은 게 있으면 미리 팁을 협상하고 당당히 찍는 것이 좋아요.

 

3. 마조렐 정원에서 인생샷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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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렐 정원은 시끌벅적한 자마 엘프나 광장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곳이에요.

프랑스의 장식 미술가인 자르댕 마조렐이 평생 작품을 팔아 모은 돈으로 만든 정원이에요. 그의 사후에는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인 이브 생 로랑 소유가 되었는데, 이브 생 로랑이 죽고 난 후에는 그의 유골이 이곳에 뿌려지기도 했다고 하네요.

마조렐 정원에 들어서자마자 코발트블루, 노랑, 주황 등 선명한 색채가 확 눈에 띄었어요. 그 색채가 푸른 열대 식물들, 형형색색의 꽃들과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인상파 그림 같았답니다. 연꽃잎으로 가득한 시원한 연못을 바라보면서 종달새, 산비둘기 등 새소리를 들으니 ‘힐링’이 따로 없더라구요.

정원 한쪽에 있는 이슬람 예술 박물관에서는 이슬람 보물들은 물론 마조렐이 직접 그린 그림, 이브 생 로랑의 개인 소장품 등도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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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1> 마조렐 정원은 선명한 색채와 자연이 어우러져 모든 곳이 포토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러니 카메라는 필수! 이왕이면 선명한 색상의 멋진 옷을 입고 가세요.

<꿀팁2> 정원의 규모가 크지 않아 일정이 촉박하면 30분 이내로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앉아서 휴식도 취하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갈 수도 있답니다. 시간 안배에 참고하세요.

 

4. 리야드에서 머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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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전통 가옥을 ‘리야드’라고 해요. 리야드는 보통 2층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각형 구조이며, 집 한가운데에 하늘이 보이는 중정이 있어요. 중정에는 나무를 심기도 하고, 분수대나 작은 수영장을 만들기도 한답니다. 리야드는 전체적으로 아랍풍으로 꾸며져 화려한 카펫과 융단, 이슬람 전통 문양 등으로 장식된 인테리어를 볼 수 있어요.

저도 모로코에 있는 내내 리야드에 머물렀는데, 각기 개성 있는 리야드에서 신비로운 아랍의 미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답니다.

 

<꿀팁1> 여행 기간이 충분하다면 최대한 다양한 리야드에서 묵어 보세요. 각 리야드마다 특유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거든요.

 

5. 타진과 쿠스쿠스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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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음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바로 타진과 쿠스쿠스.

타진은 도자기 그릇에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생선 등과 각종 채소, 향신료를 넣고, 뚜껑을 덮어 고아 만든 요리에요. 모로코의 전통 스튜라고 할 수 있지요. 향신료로는 생강, 사프란, 칠리 등을 사용해요.

이 요리에 사용되는 도자기 그릇을 ‘타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타진은 납작한 바닥과 원뿔 모양의 뚜껑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가열하는 동안 재료에서 나온 수분이 뚜껑에 모여 다시 떨어지게 되어 있어서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북부에 거주하는 베르베르인들이 많이 사용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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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쿠스는 양고기, 소고기 등 육류와 당근, 콩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밀가루를 비벼 만든 알갱이를 넣은 뒤, 푹 쪄낸 북아프리카의 전통 요리에요. 쿠스쿠스는 보통 2단 찜기인 ‘쿠스쿠제’에 조리하는데, 바닥에 구멍이 뚫린 위쪽에 말린 밀가루 알갱이를 넣고, 육류 및 채소류는 아래쪽에 넣어 익힌다고 해요.

전통적으로 이슬람교에서는 가족, 친척, 이웃이 모두 모여 쿠스쿠스를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해요. 저도 친구네 집의 ‘쿠스쿠스 프라이데이’에 초대받았었는데, 온 가족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쿠스쿠스를 나누어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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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1> 모로코에서 빵은 ‘코브즈’라고 하는데 우리의 밥과 같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음식을 집는 역할도 해요. 모로코는 주로 손으로 음식을 먹는 문화가 발달했는데, 손이 부담스럽다면 빵으로라도 집어 먹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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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케시 메디나의 뒷골목은 미로처럼 얽혀 있어요. 그 복잡한 미로 사이사이에 있는 화려한 색감의 향신료, 이국적인 장신구들, 특이한 길거리 음식들을 두 눈에 가득 담으며 길을 잃어 보는 것이 바로 마라케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요?

‘붉은 도시’에서 길을 잃을 준비 되셨나요?

 

편집 및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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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오랫동안 꿈꿔오던 나 홀로 세계여행를 감행한 여행업계 전략기획 출신 여자. 레소토, 모로코 포함 30개국을 여행한 여행 덕후이자,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항상 무언가 끄적이는 글쟁이’. “여행에 대한 글을 쓸 때 가
장 행복해요라고 말하며 들이대는 세계여행 그리고 그 후를 연재하고 있다. (브런치: brunch.co.kr/@juliesim, 페이스북: facebook.com/jooyong.sim)